나는 틈이 나면 조용한 산사를 자주 찾는다. 어제가 여름인 듯 했는데, 벌써 만추의 오색이 산하를 따라 찬바람과 함께 휑하니 나의 가슴을 파고든다. 막연히 다가오는 허전함과 아쉬움을 심하게 느끼는 것을 보니, 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울긋불긋한 비단길위로 따스하게 내리쬐는 가을햇살이 미치도록 정답다가도, 산 저편 늬엇늬엇 넘어가는 저녁노을에 하는 수 없이 발길을 돌린다. 우리선조들의 발자취를 채 느껴 볼 시간도 없이 깊어가는 가을밤에 나는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떠난다.
우주만물이 모두 어둠속에서 잉태되었듯이 잡힐 듯 잡힐 듯 희미한 과거의 기억들을 하나하나 더듬어 본다. 천년고찰(千年古刹) 적천사(磧川寺)는 경북 청도군 청도읍 원리 981번지 산세가 빼어난 화악산(華岳山)중턱에 위치하고 있다.
이 사찰(寺刹)은 신라 원효대사(元暁大師)가 토굴(土窟)로 창건한 곳으로 828년(신라 흥덕왕3년) 흥덕왕셋째아들 심지왕사(心地王師)가 이절에서 수도하고, 진표대사로 부터 법(法)을 받고 백련암, 옥련암, 은적암, 목탁암, 운수암을 창건하는 등 사찰을 크게 중창하였다.
보조국사(普照国師) 지눌(知訥)이 심었다는 적천사(磧川寺)은행나무의 위용은 정말 세상을 압도할 만큼 대단하다. 천연기념물로 그 규모가 높이 25~28m, 가슴둘레 11m, 나무가지는 동서로 28.8m 남북으로 31.1m, 수령은 800년 정도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암나무로서 아직도 수세가 왕성해 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며, 특별히 썩어 구멍 난 곳도 없고 자태가 몹시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대웅전, 관음괘불사천왕의좌상4구 등이 지정문화재로 지정된 상태다.
이 처럼 대한민국은 전국곳곳 우리선조들의 소중한 발자취가 묻어있는 곳이 참으로 많다. 그러나 우리의 정체성이요! 우리의 역사요! 우리의 나침판이요! 우리의 희망이요! 우리의 관광이요! 우리의 생명줄이요! 우리의 삶인 전통문화유산에 대한 우리지도자와 우리국민들의 의식수준은 그 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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