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대한민국무용제'로 출발해 한국무용은 물론, 현대무용과 발레 등 모든 장르의 무용공연을 아우르며, 무용 축제로 거듭나고 있는 '제44회 서울무용제'가 지난 11월 10일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에서 개막식과 함께 화려한 춤사위가 시작되었다.
이날 개막식에 이어 열린 개막공연으로는 평안남도의 안병주, 서울의 이은주, 경기도의 김근희, 부산의 김온경 그리고 국가무형문화재 정명숙 등 무형문화 보유자 5인이 펼친 '무.념.무.상(舞.念.舞.想) 1'을 시작으로 초청공연과 경연대상부문 그리고 춤판시리즈, 랜스 랩과 대학무용축제 등의 부대행사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서울 무용제의 핵심인 경연대상 부문의 출연작이 지난 17일 차수정 안무가가 이끄는 '순헌무용단'과 19일에는 백연 안무가의 '발레블랑', 22일에는 박근태 안무가의 '더파크댄스' 그리고 24일에는 노정식 안무가의 '로 댄스 프로젝트'가 각각 화려한 무대와 춤사위로 관객들을 사로 잡았다.
▲무용에 있어서 AI로봇의 등장과 함께 무용수와 함께한 로봇의 시선으로 바로 본 인간의 세계를 무용으로 표현, 참신한 시선으로 관객들로 좋은 호응을 얻었다(사진제공=발레블랑)
특히. AI로봇과 인간의 시각을 무용으로 표현한 백연 안무가의 '발레블랑'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미래를 향한 비전을 제시, 관객들로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만들었다.
19일 아르코예술극장을 가득 메운 백연 안무가의 신작 'VISION'은 로봇 클라라의 관점에서 전개되는 가즈오 이시구로의 소설 '클라라와 태양'에서 모티브를 얻어 인공지능 로봇의 시각에서 본 인간의 모습을 무용으로 표현, 다소 테크노적인 감성이 첨가되어 무대는 신비감 마져 감돌았다.
이에 안무를 연출한 백연 안무가는 "포스트휴먼 시대, 인간적이란 것은 무엇이고 인간성을 갖춘 개체는 누구인가를 질문하며, 이를 통해 인간의 외연을 기계로 확장하며 진화하는 인간과, 인간의 감정을 학습하며 인간성을 갖추어나가는 기계 인류의 모순된 일치성을 나타낸다."면서 "안무가는 하나의 태양 아래 서로를 통해 변형되고 섞이며 공존할 신인류의 목표를 상상하며 현시대를 사는 인간으로서 미래 우리의 vision을 점검하고자 하였다."고 했다.
▲발레블랑의 백연 안무가가 펼친 'VISION'의 한 장면(사진제공=발레블랑)
이날 무용수들과 함께 한 로봇들은 Unitree Robotics 한국 공식 파트너사 영인모빌리티(주)가 제공한 로봇개 B1, Go2가 등장, 지금 현재 로봇 개의 시각 기술 수준을 시작으로 미래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을 발레 움직임으로 풀어내면서 미래 세계를 그렸다고 볼수 있다.
국내에서 보기 드문 로봇의 등장과 함께 로봇 이미지를 묘사하는 발레 움직임, 화려한 조명의 효과가 관객의 눈을 사로잡음과 동시에 로봇의 군무를 발레 움직임으로 이끈 뒤에는 인간의 이원론적 관점을 비판하듯 로봇의 시각을 통해 분리되어 가는 인간의 몸과 마음을 잘 표현했다는 평을 받았다.
이어 로봇의 관점에서 인간의 삶과 죽음을 바라보고 마지막 장면을 통해 미래 인류가 목표로 하게 될 인류 개체의 방향성을 제시하여 안무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미래 인류가 어떠한 발전을 이루든지, 세계 내 존재하는, 개별적이고 따듯한 감성을 지닌, 즉 인간성을 지닌 개체로 남기를 바라는 메시지가 작품에 담겨있다고 볼 수 있다.
▲신선한 이미지로 무용의 새로운 세계를 선보인 발레블랑의 백연 선생이 연출한 무용 'VISION'의 한 장면(사진제공=발레블랑)
아울러, 송보화 디자이너(에뚜왈)가 로봇 의상을 디자인하고 한희수 조명디자이너, 정승재 무대감독 및 비주얼 디렉터, 이승민 음악감독, 스튜디오 힝(영상디자인), 김정환(한필름) 촬영 감독이 창작진으로 참여하여 미래 이미지를 그렸으며, 무용수로는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김소혜가 주역을 맡았고 김유식, 류형수, 서민영 등 총 17명의 무용수가 출연하였다.
한편, 안무가 백연은 현재 동국대학교와 수원대학교에서 객원교수로 재직하면서 발레블랑에서 활동하고 있는 안무가로, 최근 백연발레프로젝트와이라는 무용 단체로도 다양한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으며, 발레블랑(대표 탁지현)은 1980년 창단 이래 매년 정기공연 및 다양한 기획공연 등 창작발레와 레퍼토리 공연을 통해 참신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임으로써 한국 무용계의 발전과 빠른 변화에 선두적 역할을 담당해나가고 있다.
하성인기자 press017@naver.com
Copyrightⓒ더코리아뉴스. All rights reserved·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