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인문극장 2024: 권리' 인권의 미래(송지우) 강연 현장(사진제공=두산아트센터)
[하성인 기자] 두산아트센터는 두산인문극장을 통해 ‘권리(Rights)’라는 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관점으로 동시대를 들여다본다.
두산아트센터가 2013년부터 진행해오고 있는 ‘두산인문극장’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로 예술, 과학, 인문학 등을 통해 인간의 삶을 다각도로 살펴보는 프로그램이다.
빅 히스토리: 빅뱅에서 빅데이터까지, 예외, 모험, 갈등, 이타주의자, 아파트, 푸드, 공정, Age 등 매년 다른 주제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현상에 대해 근원적 질문을 던지며 함께 고민해왔다. 2024년 두산인문극장은 ‘권리’를 주제로 4월부터 강연 프로그램으로 첫 문을 연다.
▲권리
권리는 어디서 왔을까? 권리는 원래 소유했던 것일까? 아니면 다른 누군가로부터 양도받은 것일까?
역사는 권리가 없는 존재들이 권리를 갖는 방향으로 흘렀다. 고대 그리스에서 권리를 가진 사람들은 남자 시민이었다. 오랜 시간이 흘러 노예가 해방되고 여성의 권리가 회복되었다.
느리지만 소수자의 권리를 존중하는 방향으로 시간은 흘러왔다. 이처럼 권리는 확장이며, 나눔의 과정이다. 그러나 권리를 가진 인간의 욕망은 지구의 시간을 빠르게 흐르도록 만들기도 했다. 그로 인한 위기의식이 인간이 아닌 것에겐 아무런 권리도 없는가를 질문하도록 만들었다.
두산인문극장은 인간 사이의 권리와 동물, 인공물과 같은 비인간의 권리까지 두루 살펴보며,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지혜를 모색해본다.
▲아동권, 장애인권, 노동권 등 권리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
첫 강연은 송지우(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인권의 미래’라는 주제로 4월 8일에 진행했다. 우리가 ‘인권’이라 부르는 권리들은 특정한 정치적·역사적 배경에서 탄생했다. 그 배경은 국제인권규범과 제도를 낳았고, 여타 기본권과 구별되는 인권의 제도적 특성을 규정하고 있다. 인권의 정치적∙역사적 배경, 개념적 특성, 윤리적 정당성을 들여다보면서 동시에 인권의 미래를 구상하고 전망해보려 한다. 인권에 미래가 있으려면 미래의 인권은 어떠해야 하는지, 불평등, 전쟁, 기후위기 등의 현안에 비추어 상상해 본다.
▲ 4월 15일에는 아동권에 대해 정익중(아동권리보장원장, 이화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이 ‘아동학대와 훈육의 경계’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아동학대는 아이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소유물로 여기는 데서 기인한다. 부모에게 학대를 당한 아동은 신체적 손상뿐 아니라 일생 동안 치유하기 힘든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않은 아이들은 대부분 학대 사실을 숨기기 때문에 가정 내 아동학대는 은폐되기 쉽다. 아동학대의 현황과 사례를 살펴보고, 학대와 훈육은 어떻게 다른지, 올바른 양육 방법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본다.
▲ 4월 22일 강연에서는 ‘장애학의 관점에서 본 장애인권’을 주제로 김도현(노들장애학궁리소 연구활동가)이 장애인권을 다룬다.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주류적 이해는 의료적이고 개인적인 관점에 머물러 왔다. 장애학(Disability Studies)은 장애를 비장애중심주의(ableism) 사회 시스템 속에서 구성되는 하나의 사회문화적 상태로 바라보면서, 이에 대한 인문사회과학적 성찰과 분석을 시도한다. 이를 통해 장애문제는 장애인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시민적 책임성 속에서 함께 풀어가야 할 사회적 문제임을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 4월 29일에는 ‘노동은 어떻게 권리가 되었는가?’를 주제로 이준희(광운대학교 법학부 교수)가 이 시대의 노동권을 면밀하게 들여다본다. 산업혁명과 함께 시작된 공장제 노동의 실상과 그 속에서 노동하는 사람을 보호해야 한다는 인식의 대두 과정을 살펴본다. 노동자의 권리가 보호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어떻게 구체화되었는지, 노동자의 권리에 대한 보호는 어떤 방법으로 구현되었는지를 유럽과 미국 등 대표적인 두 지역의 역사를 통해 이야기한다. 동시에 그 흐름이 한국의 노동법 질서 형성, 오늘날의 노동문제에 이르기까지 미치는 영향을 되짚어 본다.
이후 강연은 6월 3일부터 6월 24일까지 매주 월요일 무료로 진행한다. 정희진(여성학자, 〈정희진의 공부〉 편집장), 박주연(변호사,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이사), 권윤경(서울대학교 역사학부 교수), 전치형 (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교수)이 인권의 다양성, 동물권, 인권의 역사, 로봇의 권리 등을 다룰 예정이다.
'두산인문극장 2024: 권리' 강연은 무료이며, 두산아트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관객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한글자막, 큰 글씨 자료를 제공한다. 휠체어석, 이동보행, 문자소통도 지원한다.
두산인문극장은 강연 외에도 공연 3편, 전시 1편을 진행한다. 공연은 연극 <더 라스트 리턴>(4.30~5.18), <인정투쟁; 예술가 편>(5.28~6.15), <크리스천스>(6.25~7.13)가 순차적으로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또한 기획전시 <우리는 개처럼 밤의 깊은 어둠을 파헤칠 수 없다>(5.15~6.22)도 두산갤러리에서 진행된다.
강연과 전시는 모두 무료이며, 공연 티켓은 두산아트센터와 인터파크 티켓 홈페이지에서 구매할 수 있다. 공연은 각 프로그램에 따라 한글자막해설, 음성소개, 수어통역, 터치투어 등을 제공하고, 전시는 음성소개를 제공한다.
두산연강재단 두산아트센터는 두산 창립 111주년을 기념하여 2007년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연강홀, Space111, 두산갤러리에서 다양한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각자의 장르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젊은 예술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응원하며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화 예술에서부터 인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매년 공연, 전시, 교육 등 총 40여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과 만나며 2023년에는 백상예술대상 ‘백상 연극상’, 2019년 동아연극상 ‘특별상’, 2013년 대한민국연극대상 ‘예술문화후원상’, 대한민국 디지털경영혁신대상 콘텐츠 대상(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 2011년 메세나 대상 ‘창의상’ 등을 수상하며 문화예술계에서 공로를 인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