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인 기자 ] '하고 싶은들을 하나씩 하기로 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물론 하고싶은 일들이 너무 많아서 못하고 사는 것은 아닐까.?
이러면서 우리는 못하는 사는 것에 대해서 너무 많은 핑계를 내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무언가를 끊임없이 하고 있으면서도 '지금 이러고 있으면 안되는데, 다른 일을 또 해야하는데', 하는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캠핑'이라는 마법책(?) '주말마다 나를 고쳐 씁니다(박찬은 著/얼론북 펴냄)'가 출간되었다.
작가 스스로가 주말이면 찾아오는 다정한 마법에 걸려 커다란 베낭을 메고 떠난 캠핑에서 하늘과 별과 바람 그리고 세상을 모두 가슴에 안아 보며 재미로 행복을 느낀다는 프로 외박러의 행복 채집기를 고스란히 담은 책으로 유쾌하고, 재미있으며, 따라가고 싶게 만든 명랑 캠핑에세이다.
그는 기자(記者)다.
수십 통의 전화를 취재원에게 돌리고, 빌런 포토그래퍼와 신경전을 벌이고, 촬영을 위해 동물원 뱀까지 ‘섭외’(?)해야 하는 ‘극한직업’. 패션지 에디터에서 신문사 주간지의 기자로 노동 강도는 여전했다.
퇴근 시간이 되면 바람 빠진 풍선인형처럼 녹초가 되어 주말이면 아무것도 하기 싫어 장판처럼 방바닥에 들러붙어 있고 싶지만, 그런 그가 자신의 키보다 큰 배낭을 메고 ‘바득바득’ 캠핑을 떠난다. 심지어 퇴근 후 바로 캠핑을 갔다가 회사로 바로 출근하는 ‘퇴근박’을 갈 때도 있다.
왜? 가느냐고 되물어 볼만도 하지만, 그는 어느 날 캠핑을 만나며 몸과 마음이 마법처럼 재생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별이 알알이 박힌 밤하늘을 눈앞에 두고도 기사를 마감해야 할 때도” 있었고, 다양한 빌런들이 괴롭힐 때도 있지만, 주말마다 모닥불 앞에서 불멍을 하고 요리를 해 캔맥주를 마시며 평일과는 다른 속도와 궤적으로 일상을 꾸려나가며 차곡차곡 행복 마일리지를 적립해 간다.
이 책에는 그가 캠핑을 하며 겪었던 수많은 좌충우돌의 순간들이 유쾌하게 그려진다. 캠핑 초보 시절 오리털 침낭이 난로에 홀랑 타버리기도 하고, 해변 캠핑에서 토네이도급 강풍을 만나 생고생을 하기도 한다. 저자가 겪은 각종 사건사고는 너무나 생생해서 읽고 있으면 킥킥대는 웃음이 삐져나온다.
캠핑을 마치고 짐을 다시 꾸릴 때, 작가는 일상에서 미처 찾지 못했던 반짝이는 것들을 함께 배낭에 담는다.
그것은 캠핑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행복에 대한 깨달음일 수도 있고, 그를 어려움에서 구해주었던 ‘홍반장’들의 선의의 눈빛일 수도 있다. 작가가 주워 담은 행복과 선의가 이 책 곳곳에 반짝이며 빛나고 있다.
작가가 그려내는 때로는 유쾌한, 그리고 때로는 짠한 캠핑 라이프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상처 난 일상과 마음에도 새살이 돋아나고 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유쾌하고 감동 가득한 캠핑 이야기를 담아낸 작가는 박찬은은...
주간지 기자로 주중엔 기사를 쓰고, 주말엔 바깥생활자로 산다. 캠핑의 무해한 행복에 눈을 뜬 뒤로 주말마다 인생 디톡스 중인데 특히 위스키를 마시며 맡는 모닥불 냄새, 모닝커피를 마시며 텐트 앞에서 책 읽기를 좋아한다. 심리학을 전공했지만 타인에 대해선 완벽히 알 수 없다고 생각하며, 간헐적으로 스쿠버다이빙을 한다. 국악방송 라디오 ⟨이한철의 창호에 드린 햇살⟩에서 ‘박기자 어디가’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서로 조금씩 다정해지게 만드는 술의 효용성을 사랑해 전자책 '나의 음주술책'을 펴냈다.
하성인기자 press0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