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름다우면 이름조차도 高美(가오메이)라 불리는 가오메이 습지의 썬셋 장면(사진=하성인기자)
[하성인 기자] 6월의 대만은 온통 꽃천지를 이루고 있다.
물론 열대및 아열대 기후의 영향탓이겠지만,..
대만레저농업발전협회의 진자아(진자아)고문에 의하면, 이곳 대만도 사계절이 뚜렷하게 있지만 한국 만큼은 아니란다.
그러면 대만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계절은 언제일까.? 물론 사계절 모두 좋지만 특히 3월~5월이면 온화한 날씨와 화려한 꽃들의 잔치와 함께 기온 역시 평균 20°C ~ 25°C 쯤으로 활동하기에 알맞으며, 비가 오는 날도 많지 않아 여행하기엔 최적이라고 한다.
게다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꽃 축제가 많이 열리며, 특히 타이베이 인근의 양명산 국립공원의 벚꽃도 볼만하다고 한다.
▲화루(花로露) 레저 농원에서(사진=하성인기자)
기자가 찾은 6월은 통상 여름(6월~8월)에 해당하는 계절로 우리나라보다 휠씬 높은 습도와 무더운 날씨, 게다가 우기(雨期)와 함께 9월까지는 태풍도 많이 찾아 오고 있지만, 대만의 여름은 낮보다는 밤에만 열리는 야시장(夜市場)이 더 활기를 띠고 있으며, 아름다운 해변이나 섬여행을 하기엔 최적이라고 한다.
9월 - 11월의 가을 여행도 봄 여행 못지 않게 좋은 계절로 비오는 날이 적으며 기온 역시 평균 기온 20°C ~ 27°C쯤으로 대만의 자연이 가장 아름다운 색으로 물드는 시기라고 한다.
특히,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대만에서도 가을에는 중추절과 같은 중요한 전통 축제를 경험할 수도 있으며, 겨울(12월-2월)은 평균 기온 14°C ~ 20°C로 비교적 시원한 계절로 기회가 닿는다면, 대만의 온천을 즐기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한다.
하지만, 한여름과 한겨울을 경험하고 사는 우리에겐 어느 계절에 가더라도 날씨탓으로 여행을 망친다는 일은 없을 듯하다. 아주 강력한 태풍만 만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대만의 국영기업으로 소홍주와 백주를 생산하고 있는 술공장(사진=하성인기자)
▲타이완에서 만나는 TTL은...?
타이완을 여행하다 보면, 공항에서부터 곳곳에 'TTL'이라는 영문 광고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대만의 국영기업으로 주로 대만에서 생산하는 전통 술 광고에서 많이 볼 수가 있다.
일행들은 대만의 국영기업으로 난터우시 푸리(埔里)에 있는 소홍주와 백주를 생산하는 술공장에 들렀다.
술 공장의 가이드를 따라 공장 안으로 들어서니 상큼한 술 냄새가 주당들로 하여금 술 생각이 날때 쯤, 홍주와 백주의 숙성 연도별로 시음을 할수 있도록 배려해 줬다.
▲술이 익어가고 있는 숙성고(사진=하성인기자)
평소 술을 즐기지는 않지만, 술맛이 괜찮아, 친구들과의 좋은 시간을 위해 백주 한병을 1,100TWD(우리나라로 치면 대략 48,000원 정도다) 구입했다.
그러고 보니, 며칠전 해산물과 함께 마신 '오마르'라는 술도 여기서 생산을 했단다.
▲공장 내 마련된 시음장과 판매장(사진=하성인기자)
▲포도나무 아래서의 로맨틱한 프렌치 레스토랑-타이중의 와이푸(外埔)
일행은 대만의 전통주 생산공장을 나와 타이중시 와이푸에 위치한 포도주 생산지로 향했다.
결코 크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당한 크기의 포토밭 한가운데 차려진 점심 테이블은 마치 중세 유럽 귀족들이 소풍이나 나온 듯, 맑은 하늘과 바람 그리고 포토알이 가득한 곳에서 와인 시음을 곁들인 런치타임을 가졌다.
▲타이중의 위치한 샤또 와인을 생산하는 포토밭에서는 각종 와인 시음과 함께 런치를 즐길수 있다.(사진=하성인기자)
와인 샤또의 주인은 과일과 채소를 재배하다 샤토 농장으로 전환하였으며 현재는 연간 다양한 포도 재배를 통해서 연간 11,000병 정도의 포도주를 생산하는데, 이곳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생산량과 소비량이 딱 맞아 타 지역으로 보낼 수가 없으며, 와인 외에 포도 식초를 생산.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이곳 와인 샤또을 운영하고 있는 부자(父子)는 "하층 지형의 풍부한 유기물과 미네랄에, 대설산(인도와 티베트 사이에 있는 산맥) 따안씨에서 흘러나오는 깨끗한 물과 짠 서북 바람이 더해져 맛있는 포도로 술을 담가 더욱 맛이 좋다"며 샤또 와인에 대한 자랑스러움을 내비쳤다.
▲이 농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사또 와인(사진=하성인기자)
이곳을 찾는 여행객들은 포도를 직접 따보는 수확 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 나만의 포도주를 만들거나 예약 후 포토 농원에서 낭만적인 프랑스식 식사를 즐길 수 있으며, 또한 농장에서 직접 생산해서 만든 레드/화이트 와인과 현지 식자재로 만든 중식과 양식이 결합한 맛있는 음식도 즐길 수가 있다고 한다.
맛있는 음식과 포도주를 좋아하는 관광객이라면, 포도 과실이 가득한 포도밭을 바라보며 포도 덩굴 아래 앉아 포도주를 시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포도 덩굴 사이로 느낄 수 있는 햇살과 바람의 나른함을 만끽하며, 때로는 로맨틱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으리라 본다.
▲한국이나 대만이나 사람사는 곳은 매 한가지일듯하다는 인심좋은 시골아저씨같은 포도농장의 농장주가 알알이 익어가는 포도 송이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하성인기자)
평소 술이 약한 기자는 앞서 시음한 소홍주와 45도짜리 백주를 마신 탓에 조금은 알딸딸한 기운에 포도주가 들어가니, 마치 환상 속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며, 예로부터 낮술에 취하면 에미애비도 못 알아본다는데...(?) 그래서인지 포도 농장이 참 좋다.
비록 서울이나 여기나 33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날씨지만, 포도알 사이로 바람이 불어 와 살만한데, 말은 통하지 않지만, 우리 시골의 인심좋은 아저씨처럼 농장주는 동네 친구가 경영하고 있는 레몬 농장으로 안내했다.
▲샤또 와인을 생산하는 포도농장주의 친구분이 운영하고 있는 레몬 농장주(좌)와 푸른 레몬을 슬라이스해서 커피가루를 살짝 올린 '빙탕'(사진=하성인기자)
레몬 농장-규모가 좀 더 크다. 레몬의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푸른 레몬을 껍질 채 슬라이스한 조각 위에 '빙탕'이라는 단맛이 나는 가루를 살짝 뿌린 뒤, 커피 가루를 얹어서 먹으라고 내어 놓았는데, 상큼하면서도 맛이 좋아 술도 깰겸해서 연거푸 서너개를 먹었더니 기분이 좋다.
눈에 뭔가가 잘 보인다. ㅎㅎ 또 술이다. 레몬 농장 주인이 40도짜리의 레몬 술을 내어 왔다. 일단은 참아야겠다...ㅠㅠ
레몬 농원을 나와 아쉽게 작별이라도 하려는데, 앞서 포도 농장 주인이 또 다른 자기 친구의 농장으로 안내했다.
▲포도농장의 농장주의 안내에 따라 인근 과수원에는 용과와 황금과를 비롯해서 각종 열대 과일이 익어가고 있었다(사진=하성인기자)
이곳은 그야말로 이것저것 심심풀이로 각종 과일을 재배하는 곳으로 '용과'를 비롯해서 황금과, 구아바, 이름도 모를 과일들이 익어가고 있었는데, 특히나 아주 큰 수박만 한 '패션푸르츠'가 나무에 달려 있다.
지난 베트남에서 맛본 그 맛있는 '패션푸르츠'가 여기저기에서 주렁주렁 달려 있는데, 수확은 조금 있어야 한다고...
한알한알 포장지로 싸놓은 황금과도 아직은 수확시기가 이르지만, 살짝 포장지를 벗겨 보니 겉 보습은 사과와 비슷하다고 해야 하나 그러나 속은 또 다르게 생겼다는... 아직까지 맛을 못 본 과일이다...ㅠㅠ
▲온갖 열대 과일이 익어가고 있는 타이중 와이푸의 과수원(사진=하성인기자)
날이 덥다. 과일이 익어가는 농원을 나와 시원한 그늘로 들어가 볼까하는데, 포도 농장의 농장주는 또 우리 일행을 데리고 동네를 한 바퀴 돌며 구석구석 마을을 소개했다.
우리네 시골 동네와 다를 바 없는 그곳에는 마을 한켠에 아름드리 녹나무가 버티고 서서 수십 년을 아니면 수 백년 동안 계절을 달리하면서 이들에게 그늘과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 준 것은 아닐까 싶다.
시골 동네를 무척이나 사랑하는 듯 한 포도농장주의 아쉬운듯한 인사를 나눈 뒤, 시간이 이른 듯하여 '카오메이'라는 습지에 도착. 근처 카페에서 망고 쥬스와 함께 더위를 식혔다.
▲6월의 뜨거운 햇살이 남중국해로 떨어지면서 붉게 물들어 가는 가오메이 습지에서의 석양을 바라 볼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대만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수 있겠다(사진=하성인기자)
▲하늘아래 석양이 너무 이쁜 곳-가오메이(高美)의 석양
석양이 너무 아름답다! 라는 말 외는 그 어떤 수식어로도 표현될 수 없을 만큼 저녁 노을은 붉게 물들이며, 하루의 일과를 모두 마친 농부의 웃음기 가득한 붉은 얼굴인 듯, 떨어지는 햇살에 두려움과 설레임으로 신방에 들어서는 새색시의 볼처럼 가오메이의 석양은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로 저 멀리 남중국해 쪽으로 품어 들었다.
▲습지에서 바라본 가오메이 동네(사진=하성인기자)
오죽했으면, 이곳의 이름조차도 高美(가오메이)라고 했을까 싶을 만큼 타이중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겠다.
우리가 알고 있는 서해안의 갯벌쯤으로 생각하면 될 듯한데, 밀물 때와 썰물 때를 맞추어 나무다리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 있다.
일행이 찾은 6월 하순, 썰물 시간에 맞춰 테크로 조성된 다리를 따라 습지 끝으로 가면 신발을 벗고 바닷물 속을 걸으며 환상적인 노을 속으로 빠져 들 수가 있었다.
▲가오메이 습지에는 지는 해를 보다 더 가깝게 볼 수 있도록 배려해서 일까(?) 바다로 난 나무데크를 따라가면 끝나는 지점에서 신발을 벗고 습지안을 들어가 볼수 있다(사진=하성인기자)
" 본 여행기사는 지난 6월 대만의 레저농업발전협회 초청으로 대만의 농장여행을 취재한 여행기사입니다."
하성인기자 press01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