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성인 기자]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풍성한 가을의 맛을 엿볼수 있는 시원한 해변을 가진 속초에서 영화제로 만날수 있다.
오는 10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3일간 개최되는 ’2024 속초국제음식영화제’(주최: 속초국제음식영화제운영위원회)가 찰리 채플린의 초기 무성영화 '반죽과 다이너마이트'를 개막작으로 선정하고 관객의 오감을 만족시킬 맛있는 프로그램을 공개하며 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 2024 속초국제음식영화제 개막작 '반죽과 다이너마이트' 스틸
영화와 음식을 매개로 세계 곳곳 다양한 삶의 모습과 문화를 만나는 축제, 2024 속초국제음식영화제가 희극왕 찰리 채플린이 직접 연출하고 주연한 무성영화 고전 <반죽과 다이너마이트>(Dough and Dynamite, 1914)를 개막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반죽과 다이너마이트'는 채플린이 스크린의 스타로 떠오르기 시작한 초기에 만든 가장 중요한 코미디 로 평가받기도 하며, 당대를 풍미한 영화사 키스톤에서 제작한 수많은 2릴짜리 코미디 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인 영화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28분 남짓한 이 단편영화에서 찰리 채플린과 체스터 콘클린은 카페 겸 빵집에서 서빙 일을 하는 종업원으로 출연한다.
영화 내용은 제빵사들이 파업에 들어가자 성질 고약한 빵집 주인은 두 종업원에게 빵 굽는 일을 떠맡기고, 성난 제빵사들은 빵 속에 다이너마이트를 숨긴다. '반죽과 다이너마이트'는 배급 첫 해에 제작비의 100배에 가까운 13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올린 흥행작이었을 뿐 아니라, 당시 로스앤젤레스에서 있었던 제빵사 노조 파업이라는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 개막 공연을 선사할 ‘박혜리 프로젝트’ 밴드 (박혜리)
2024 속초국제음식영화제 황혜림 프로그래머는 “무성영화 시대 슬랩스틱의 묘미, 훗날 <모던 타임즈>(1936) 등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깊어지는 노동과 계층 갈등에 대한 사유, 풍자와 해학 등 채플린 영화미학의 시작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라며, “채플린이 스크린 데뷔한 첫 해인 1914년에 연출한 초기작이라 속초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올해 영화제에서 다시 보는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고 개막작 선정의 이유를 밝혔다.
무성영화인 개막작 <반죽과 다이너마이트> 상영에는 싱어송라이터이자 음악감독, 작곡가로 활동 중인 뮤지션 박혜리가 이끄는 '박혜리 프로젝트' 밴드가 라이브 음악으로 함께한다. 박혜리는 밴드 '두번째달', 아이리쉬 포크 그룹 '바드' 등 자유롭고 아름다운 감성의 월드뮤직을 선보여 온 뮤지션으로 현재 얼터너티브 포크 그룹 ‘패치워크로드’로 활동 중이다.
드라마 <아일랜드><궁><꽃보다 남자> 등 많은 OST 넘버를 작곡했고, 다양한 영화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연극, 애니메이션 등의 음악감독을 맡아 왔다. 이번 개막 상영 및 공연을 위해 특별히 모인 ‘박혜리 프로젝트’ 밴드로는 박혜리(작곡, 아코디온, 아이리쉬 휘슬)를 필두로 이찬희(퍼커션), 이진성(바이올린), 최힘찬(기타, 만돌린) 이 함께해 무성영화에 한층 더 생기를 불어넣는 라이브 연주를 선사할 예정이다.
▲ <요리사, 편순이 그리고 슈퍼맨><토마토의 맛><커피 전성시대><어나더 라운드> 스틸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올해 속초국제음식영화제에서는 개막작 <반죽과 다이너마이트>를 포함해 다양한 문화권의 삶을 담은 음식영화를 소개한다. 먼저 ‘오감만족 국제단편선’과 ‘오감만족 한국단편선’에서는 올해 신작 공모에 접수된 세계 81개국 896편의 출품작 가운데 엄선한 국내외 단편영화 20편이 상영되며, ‘맛있는 단편영화 제작지원작 2023’에서는 지난해 9회 영화제의 제작지원을 받아 완성돼 세계 최초 공개되는 <요리사, 편순이 그리고 슈퍼맨>가 상영돼 형식도 주제도 다채로운 음식 소재 단편영화의 최근 흐름을 만날 수 있다.
‘음식본색 스페셜’에서는 기존 영화제 상영작 중 다시 함께 보고 싶은 화제작과 먹거리 이벤트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술을 통해 결핍과 자유, 중년의 삶과 인간관계를 깊이 있게 파고드는 덴마크 거장 토마스 빈터베르그의 <어나더 라운드>, 아버지의 사후 가업을 이어받으며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는 이복자매들의 이야기인 <아버지의 마라탕>,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프랑스 가수 에디트 피아프의 삶과 예술을 다룬 <라 비 앙 로즈>, 커피가 자라는 자연환경부터 농부들의 삶에 이르기까지 지속가능한 커피 생산과 소비를 모색하는 다큐멘터리 <커피 전성시대>가 상영된다. 음식을 매개로 관계, 기억, 위로, 공존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는 영화를 통해 생존이나 미식의 측면을 넘어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의 의미, ‘음식’의 본질을 다각도에서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깊어 가는 늦가을, 해변에서 즐기는 오감만족 영화 여행 2024 속초국제음식영화제는 오는 10월 11일(금)부터 13일(일)까지 총 3일간 속초 청호해변에서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