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너 닫기
후원하기
뉴스등록
포토뉴스
RSS
자사일정
주요행사
네이버톡톡
맨위로

김명주 작가-자신의 감정과 그 너머의 세계를 형상화하고 있는 '무한의 가장자리에서'展 열려

오는 11월 30일까지, 이태원 갤러리 P21에서

등록일 2024년10월26일 16시58분 URL복사 기사스크랩 프린트하기 이메일문의 쪽지신고하기

기사글축소 기사글확대 카카오톡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드물게 세라믹으로 작품을 하고 있는 김명주 작가의 '두상'시리즈. 김명주 작가는 홍익대에서 도예를 공부한 뒤, 벨기에 뷔르셀에서 도자와 공간과 시각, 조형예술을 공부했다(사진=하성인기자)

 

[하성인 기자] 작가 김명주가 빗어낸 세라믹 두상들은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그가 만든 두상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단순히 그냥 작가가 작업실에서 빗어낸 두상들과는 달리 하나하나가 관객들에게 말을 붙여 오는 듯, 팔도 없지만 관객의 옷깃을 잡아 당기고 있다.


이태원의 오르막길에 위치한 갤러리 P21에서 만난 김명주 작가의 '무한의 가장자리에서 Au bord de I'infini'전시장 작은 공간에는 지금 그의 모습을 그대로 닮은 듯한 두상의 작품들과 그가 평소에 추구하는 꽃들 그리고 최근에야 시작한 페인팅 작품들이 제각각의 언어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의 작품속에서 착실하게 영혼을 찾아 헤메는 듯한 김명주 작가가 작품들과 함께 그의 이야기를 들려 주고 있다. 정제되지 못한 날것 그대로의 작품을 들려 주었다.


▲25일 이태원의 갤러리 P21에서 열리는 김명주 작가의 '무한의 가장자리에서'展에서 그가 빗어내는 작품의 세계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사진=하성인기자)


그가 즐겨 빠져드는 대표작 중의 하나인 '두상(頭狀)'들에는 바라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어떤 갑옷과 치장으로도 바꿀수 없는 인간 존재의 본질과 마주하게 된다. 그의 이야기를 들려 줄 듯하지만 그는 끝내 입을 다문채, 바라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만이 가신 신비로움을 발하며 관람객을 흡입하고 있다.


그 신비로운 빛과 어지러운 피 같은 너무 붉지 않은 분홍의 피는 마치 새로운 생명 탄생과도 같은 증거일 듯, 그러면서 흘러내리는 유약(釉藥)은 '어째서 삶이란 시작부터 사라져가고 빛이란 다가가는 순간 멀어져 가는 것일까?'라는 사유를 하게끔하고 있다. 이는 곧 작가 자신의 내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삶에 대한 원초적인 불안, 고통의 언어로는 설명되지 않는 응고된 질문의 해답인양 김명주 작가의 영혼이 정제되지 못한 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마치, 지금 작가라는 겉치레를 벗어버린 채, 온세상 사람들앞에 마치 벌거벗고 서 있는 듯한 부끄러우면서, 꾸밈없이 자신의 모든 것을 던져 되돌아 오는 메아리에 그는 화답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살아 있다. 생명의 본질-그대로를 품고 있다. 


즉, 인간과 자연의 경계가 어디쯤인지를 모호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가 살아서 세상의 것들을 창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를 포함한 인간과 자연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내밀하게 피워내는 각종 생명의 꽃들은 곧바로 탄생의 목적을 완수하려는 듯 축복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작품 '팬지 Pensee'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는 김명주 작가(사진=하성인기자)


전시장 한켠에서 오롯이 피어있는 꽃 '팬지'-생각이라는 뜻의 이름을 가진(프랑스어로는 pensee), 누군가의 얼굴을 닮은 이 작은 꽃은 그의 손에서 세라믹으로 태어난 꽃(자연)이 아니라, 그의 내면에서 피어나는 생명과 사유의 과정을 거쳐 창조되어지는 이데아의 세계일 듯 싶다. 이것이야 말로 김명주 작가의 내면에서 성장하는 상상력은 자연이 인간에게 있어서 외부 세계나 배경이 아니라 우리와 함께하는 삶과 죽음, 그리고 시간과 영원을 고찰하는 상호적 존재임을 드러내고 있다.


빛과 어둠, 통제와 우연, 열과 차가움, 의식과 무의식이라는 대립된 개념들은 김명주의 작품 안에서 자연스럽게 공존하며, 이는 작가가 특히 사랑하는 세라믹이라는 매체의 특성에서 비롯된 긴장감을 더욱 고조시킨다. 


고온에서 탄생하는 세라믹은 창작자의 통제를 벗어나 변형될 수 있지만, 김명주는 이 우연성을 수용하며 그것을 자신의 의도와 결합시킨다. 이러한 과정은 세라믹 조각이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라, 예술가의 내면과 감정을 담아낸 그 자체로 생명력 있는 새로운 존재로 변모하게 만든다. 


그런 김명주의 작업들을 통해 우리는 존재와 비존재, 생명과 죽음, 순간과 영원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흔들리는 인간의 내면을 엿볼 수 있다. 이는 단순한 미적 경험을 넘어, 존재론적 성찰을 요구하는 강렬한 예술적 고백이다. 오직 자기 내면의 소리와 생과도 같은 작품이 부르는 외침에 귀 기울이는 김명주의 작업은, 그 때문에 진실하다. 


작가 김명주가 그려내는 생의 목적은 무한 너머의 어떤 진실을 담아내기 위한 그 무엇이 아닌, 우리 영혼 속에 이미 살아 있음으로써 존재하는 것, 생 그 자체인 지금 여기 우리들이 곧 진실이라는 것, 그러므로 세계는 우리 영혼 안에 있다는 것을 작가는 작품으로 말해 주고 있다.


▲화랑에서 만난 김명주 작가(사진=하성인기자)


또한, 박신영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김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무한의 가장자리'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의 한가운데에 이미 펼쳐진 여정의 질문인지도 모르겠다"고 했듯이,  김명주의 작업들을 만난 순간, 생의 한가운데에서 우리는 무한을 마주하며, 그 속에서 우리의 존재를 다시금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나를 무한의 가장자리에 밀어 넣는 손길을, 눈빛을, 숨결을, 기꺼이 온 몸으로 안고 빛 속으로, 열 속으로, 그 깊은 곳으로 두려움 없이 뛰어드는 경험을 하는 것은, 오직 김명주의 생, 김명주의 작업들을 마주한 관람객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고 일러두고 싶다.


김명주 작가는 홍익대학교에서 도예를 전공하고, 벨기에 브뤼셀의 ENSAV라 캄브르에서 도자, 공간과 시각, 조형 예술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현재는 한국과 유럽을 오가며 활동하고 있다. 2008년 일본 시가라키에서의 첫 레지던시 이후 프랑스의 발로리스와 보배예술학교 등의 레지던시에 선정되었다. Kunst Forum Solothurn, 스위스 (2022, 2024), Vazieux Art Gallery, 파리 (2022) 등에서 개인전을 가졌으며, 아리아나미술관 (2022), 부산현대미술관 (2022)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참여한 바 있다.

 

또한 발로리스 국제 세라믹 비엔날레 (2016), 샤토루 국제 조각 비엔날레 (2015)에 초청받았으며, 주요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스위스 제네바아리아나 박물관, 베이징 Guozhong Ceramic Art Museum 등이 있다. 또한 디올(Dior) 전 수석 디자이너 존 갈리아노(John Galliano), Director of Foundation Carmignac (프랑스), Director of Museum of Soleure (스위스) 등이 개인 소장 중이다.


▲김명주 작가는 최근 페인팅 작품을 시작했다면서 선보인 작품 '세자매'앞에서 자신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자매들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고 했다(사진=하성인기자)


시공간에 따라 축적된 자신의 성찰과 감정의 '형상화'를 탐구하면서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는 그의 작품은 환희와 혼란 등의 모호한 감정을 그녀만의 독특한 조형 언어를 표현하고 있는 김명주 작가의 전시 '무한의 가장자리에서'展은 10월 26일부터 11월 30일까지 이태원에 위치한 갤러리 P21에서 전시되고 있다.

 

올려 0 내려 0
유료기사 결제하기 무통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할 금액은 입니다.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가장 많이 본 뉴스

경제 사회 정치 세계 만평

포토뉴스 더보기

기부뉴스 더보기

해당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