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독립생활공간·생활공유공간 함께 배치…모범사례로 참고
[더코리아뉴스 조인애 기자] 앞으로 대학기숙사의 다인실이 생활공유공간 외에 독립생활공간이 함께 배치되는 등 ‘따로 또 같이’ 공유형 기숙사의 주거환경으로 탈바꿈될 전망이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이 지난 10월 31일 대학 기숙사·생활관 주거 환경 제도개선을 위해 방문한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자대학교 기숙사 E-하우스에서 김은미 총장과 함께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10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학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의결한 후 4일 교육부 등에 제도개선을 권고했다.
이번 방안은 대학 최초로 다인실 안에 독립생활공간과 생활공유공간을 함께 배치해 학생들의 주거 만족도가 높은 이화여자대학교의 기숙사를 모범사례로 참고했다.
지난 9월 국민생각함 설문조사에 의하면 응답자의 94.3%가 개인공간 및 프라이버시, 편안한 휴식 및 잠자리, 집중력 향상 등을 이유로 1인실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현재 대학이 운영하는 기숙사·생활관 중 43%는 준공한 지 20년이 지난 노후기숙사들이다.
이에 그동안 소음, 냉·난방, 벌레·곰팡이 문제와 공용시설의 크고 작은 고장 등 시설 불만족 민원들이 제기돼 왔다.
특히 노후기숙사는 예전의 전통적 다인실 형태를 유지하고 있어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선호하는 MZ세대와 외동자녀로 자란 청년층 생활방식과 맞지 않아 다인실 기숙사를 기피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학생에게 외면받아 온 수도권 대학기숙사의 다인실 평균 공실률은 2022년 기준으로 3인실 17%, 4인실 이상은 22%가 발생해 기숙사 운영 적자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독립생활공간을 선호하는 학생은 캠퍼스 밖의 원룸이나 오피스텔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학생들의 전세사기 위험성은 커지고 부모는 기숙사보다 훨씬 높은 전월세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대학은 기숙사 수용률이라는 평가 기준도 무시할 수 없어 신축에 집중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대학 인근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원활히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지난해 9월 국민생각함을 통한 설문조사를 시작으로 12월 서울지역 주요 대학의 관계자, 기숙사 학생대표 등이 참석한 기숙사 현장간담회를 열었다.
아울러 기숙사 관련 국민신문고 신청민원과 설문조사 결과, 현장간담회에서 제기된 의견들을 모아 이번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했다.
먼저 청년 수요자의 주거선호도를 반영해 대학 평가인증 기준에 다인실의 독립생활공간 배치 비율과 노후기숙사 주거환경개선 노력도 지표 항목을 신설하도록 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이 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청년 세대를 위한 대학 기숙사·생활관 주거환경 개선 방안을 마련해 각 대학에 제도 개선을 권고했다고 밝히고 있다. (사진=국민권익위원회)
또한 캠퍼스 내의 낡은 강의동이나 연구동을 재건축할 때 강의시설 등과 기숙사를 연계해 복합형 기숙사로 건립하거나 대학 인근의 원룸이나 빌라, 건축물 등을 학생기숙사로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특히 대학 인근 원룸이나 오피스텔 등 캠퍼스 밖에 거주하는 학생들을 위해 전세 사기 예방교육을 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대학발전기금의 용도를 확대해 기숙사 주거환경 개선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노후기숙사의 시설 유지보수를 위해 장기수선충당금 적립을 위한 근거 규정을 마련하도록 했다.
유철환 국민권익위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기숙사의 다인실 안에 독립생활공간과 거실 등 공유공간을 함께 배치해 MZ세대의 주거 만족도뿐 아니라 단체생활의 협동과 배려, 소통의 교육 목표도 함께 실천할 수 있는 기숙사 문화가 정착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더코리아뉴스 disf@disf.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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