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신 연출의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이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예술의 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으로 제작, 일본 공연에 이어 지난 14일부터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 중에 있다(사진=하성인기자)
[하성인 기자] 절망속에서도 벚꽃이 화려하게 내리는 날을 보며, 삶을 이어간 재일교포의 삶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은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이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무대에 올랐다.
예술의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 제작한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 용길이네 곱창집’이 지난 10월 7일 도쿄 신국립극장에서 성황리에 막을 올려 첫 공연부터 기립박수와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낸 작품으로 한일수교 60주년을 맞아 예술의 전당과 일본 신국립극장이 공동으로 14일부터 23일까지 예술의전당 CJ 토월극장에서 한국 관객과 만나고 있다.
▲공연 20분전부터 왁자지껄하게 모여서 곱창을 구워먹는 프리쇼를 통하여 관객들로 하여금 작품이 주는 깊이에 몰입하도록 하고 있다(사진=하성인기자)
작품은 공연 시작 20분 전부터 프리쇼를 하며 재미를 통해 연극이 시작된 것 아닌가하면서 연극에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배우와 악사들이 무대와 객석을 오가며 연주하고 무대에서 고기를 구우며 분위기를 띄운다. 이는 “연극을 제사처럼 준비한다”는 정의신 작가의 연출관과 맞닿아 있다고 볼수 있는데, “어렸을 적 어머니가 정성껏 요리를 만들어 제사를 지내고 손님들을 대접하는 모습이 기억난다”며 “저 역시 정성껏 준비한 장면과 음악을 관객과 나누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연극은 가지많은 나무에 바람잘 날 없다는 우리 속담과 일제 강점기 재일교포의 삶을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사진=하성인기자)
진한 감동을 안겨주고 있는 연극 '야끼니꾸 드래곤:용길이네 곱창집'의 줄거리를 살짝 살펴보면,
곱창집 '야끼니꾸 드래곤'의 주인공인 용길은 태평양전쟁에서 왼쪽 팔을 잃고 한국전쟁에서 아내를 잃은 뒤, 현재의 아내 영순을 만나 전처의 자식인 시즈카, 리카 그리고 영순이가 데려온 미카와 영순과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토키오와 함께 국유지에 살고 있다.
사고로 다리가 불편한 첫째 딸 시즈카, 다혈질인 둘째 딸 리카, 가수를 꿈꾸는 철없는 셋째 딸 미카, 그리고 일본 사회에 섞이기 힘든 막내아들 토키오, 대학까지 나왔지만 재일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제대로 된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둘째 사위 테츠오까지 더하니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다.
그래도 봄, 여름, 가을, 겨울, 다시 벚꽃 흩날리는 봄이 오고 빈곤과 차별의 그늘 아래 고단한 일상에도 불구하고 때론 눈물겹게, 때론 경쾌하게용길이네 가족은 살아간다.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겨 볼수 있는 주인공 용길이와 아들 토끼오(사진=하성인기자)
하지만 막내 토키오의 얼굴에 생긴 상처들로 인해 용길과 영순은 걱정이 끊이지 않고, 시에서 추진하는 재개발과 관련한 소문이 돌면서 가족의 일상에 큰 파장이 일어나는데…
일본 효고현 출신인 정 연출가는 1983년 극단 구로텐트를 거쳐 1987년 극단 신주쿠양산박의 창립멤버로 본격적인 연극 활동을 시작했다. ‘야끼니꾸 드래곤’은 초연 당시 일본 요미우리연극대상과 한국연극협회 선정 ‘올해의 우수공연 베스트 7’을 받기도 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블랙 코미디라고 하지만, 진한 인간애가 숨어 있는 정의신 감독의 연출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사진=하성인기자)
2018년에는 ‘야끼니꾸 드래곤’을 영화로 제작했고, 2023년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연극으로 각색해 선보이기도 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한 이번 무대에는 이영석(용길 역), 고수희(영순 역), 치바 테츠야(테츠오 역) 등 초연 멤버가 함께 한다. 공연은 14~23일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다.